SEPTEMBER 2026 Vol.258

MONTHLY CEO

“고객을 속이지 않는다”
26년 지켜온
하나의 원칙
케이지모빌리티인천서비스센터
주식회사
최영구 대표

글. 편집부
사진. 임학현

안정된 임원의 길 대신 독립법인을 이끄는 경영자의 길을 택한 최영구 대표. 2001년부터 케이지모빌리티인천서비스센터를 이끌며 고객과의 신뢰, 동료 간의 소통, 꾸준한 공부를 경영의 원칙으로 지켜왔다. 자동차와 정비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동안에도 변하지 않는 기본으로 26년의 시간을 쌓아온 최영구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임원 대신 경영자의 길을 선택하다

최영구 대표는 자동차 정비 기술자가 아닌 사무직 사원으로 자동차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쌍용자동차에 입사해 경력을 쌓으며 부장급에 올랐을 무렵, 그의 앞에 예상하지 못한 선택지가 놓였다. 회사의 임원으로 남을 것인가, 지역 서비스센터의 독립법인을 직접 운영할 것인가. 당시 회사는 지역 서비스센터를 독립법인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최영구 대표는 후자를 선택했다. 오랜 회사 생활 끝에 임원이라는 익숙하고 안정적인 길이 보였지만 그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경영자의 길에 도전했다. 그렇게 2001년, 기존 쌍용자동차 인천정비사업소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독립법인 체제의 서비스센터로 운영을 시작했다.
독립법인은 이름 그대로 책임도 스스로 져야 했다. 본사의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경영의 결과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었다. 최영구 대표는 오히려 여기에 독립법인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고객의 요구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파악하고 필요한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본사의 정비 지침과 브랜드 기준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지만 현장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절차만을 기다리기보다 고객의 상황에 맞춰 먼저 대응할 수 있었다. 그에게 독립경영은 자유보다는 ‘책임’에 가까웠다.
시작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구하는 일이 어려웠다. 자본은 어떻게든 마련했지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기술을 익히고 오랫동안 현장을 지킬 인력이 필요했다. 최영구 대표는 지역에서 해답을 찾았다. 지역 대학의 자동차 관련 학과 등을 통해 인재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사람씩 모아 조직의 기틀을 만들었다.







고객을 속이지 않는 것이 좋은 서비스다

약 3,860평의 사업장을 갖춘 케이지모빌리티인천서비스센터 주식회사는 각종 정비 진단 장비와 공구, 사고 차량 수리를 위한 도장 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월평균 입고 차량은 약 1,500대. 적지 않은 차량이 오가는 현장이지만 최영구 대표가 회사의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규모나 시설이 아니다. 26년 동안 지켜온 ‘신뢰’다.
자동차 정비는 고객과 정비사 사이의 정보 차이가 큰 분야다. 어디가 고장 났는지, 어떤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지, 비용이 적정한지는 고객이 스스로 판단하기 쉽지 않다. 결국 자동차를 맡기는 일은 기술뿐 아니라 사람을 믿는 일이기도 하다.
“좋은 서비스는 고객을 속이지 않는 서비스입니다.” 꼭 필요한 부분만 정비하고 수리가 끝나면 작업 내용과 비용을 정확하게 설명한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정비 현장에는 고객의 불만과 요구를 직접 듣고 이를 기술 부서에 전달할 수 있는 인력이 배치돼 있다. 정비에 필요한 부품을 미리 확보하는 부품부 역시 현장의 중요한 축이다. 센터가 보유한 부품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5억 원 규모다. 어떤 부품이 필요할지 예측해 미리 준비함으로써 부품을 기다리느라 정비가 지연되는 상황을 줄이고 있다. 부품과 정비 부서는 정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본사 파견 직원도 상주하며 보증수리나 기술 관련 문제에 대응한다.
정비와 자동차 검사를 함께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법정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현장에서 바로 정비한 뒤 재검사를 받을 수 있고 검사 전 예방 점검도 가능하다. 수리 시간이 점심시간과 겹치는 고객에게는 식사를 제공하고 보험수리 차량에는 세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기 공간에는 도서와 컴퓨터 등을 마련했다. 하나하나는 작은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자동차를 맡긴 고객이 겪게 될 불편을 현장에서 발견하고 줄여온 결과다.







변하는 자동차,
변하지 않는 세 가지 원칙

최영구 대표가 처음 자동차 업계에 발을 들였던 시절과 지금의 자동차는 전혀 다른 기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첨단 전자장치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차량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기계적인 경험만으로 자동차를 정비하던 시대에서 수많은 전자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상호 관계까지 이해해야 하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최영구 대표 역시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으로 ‘자동차의 진화’를 꼽는다.
오히려 자동차의 품질이 좋아질수록 정비업에는 새로운 과제가 생긴다. 고장은 줄어드는 반면 한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내기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비사는 새로운 차량이 나올 때마다 다시 공부해야 한다. 과거의 경험이 중요한 자산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오늘의 자동차를 정비할 수는 없다.
최영구 대표가 직원들에게 ‘꾸준한 공부’를 강조하는 이유다. 정비사들은 본사에서 시행하는 신차교육과 새로운 기술교육에 참여하고 현장에서도 팀별 회의와 토론을 통해 기술과 고장 사례를 공유한다. 정비사 전원이 국가가 공인하는 정비 관련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본사의 기능 수준 평가와 교육도 꾸준히 이수하고 있다.
기술을 나누는 문화도 중요하게 여긴다. 현장에서 누군가 새로운 문제와 해결 방법을 경험하면 그것을 한 사람의 노하우로 남겨두지 않고 동료들과 공유한다. 자동차가 빠르게 변할수록 개인 한 사람의 경험보다는 조직 전체가 함께 배우는 힘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0년 이상 함께 일한 직원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런 기술 공유에도 힘을 더한다. 오랜 시간 쌓은 경험과 새롭게 익힌 기술이 세대를 넘어 축적되면서 회사만의 경쟁력이 된다.





그러나 최영구 대표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그가 26년 동안 경영의 중심에 둔 것은 세 가지다. 고객과의 신뢰, 동료 간의 소통, 꾸준한 공부를 통한 기술의 축적.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고객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오래갈 수 없고, 좋은 기술자가 모여 있어도 서로 소통하지 않으면 조직의 힘이 될 수 없다. 반대로 고객과 직원의 신뢰가 단단해도 변화하는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면 서비스의 품질을 지킬 수 없다. 세 가지는 어느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센터 앞에는 버스정류장이 하나 있다. 정류장 이름은 ‘케이지모빌리티인천서비스센터’. 한 기업의 이름이 지역 주민들이 매일 부르는 정류장의 이름이 됐다는 사실을 최영구 대표는 특별하게 받아들인다. 26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수많은 자동차와 고객을 만나며 쌓아온 시간이 지역 안에 하나의 이정표처럼 남은 셈이다.





임원 대신 새로운 경험을 선택했던 한 번의 결정은 최영구 대표를 26년 동안 한 기업을 책임지는 경영자로 살게 했다. 그사이 자동차는 수없이 달라졌고 정비 기술 역시 끊임없이 진화했다. 앞으로 자동차가 또 얼마나 달라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최영구 대표가 지키려는 것은 분명하다. 고객에게 정직할 것, 함께 일하는 사람과 끊임없이 소통할 것,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계속 배울 것. 변하는 자동차를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 변하지 않아야 할 기본을 지키는 것. 케이지모빌리티인천서비스센터 주식회사가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힘은 어쩌면 그 단순한 원칙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