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정년 연장,
중소기업이 준비해야 할
임금 개편
글. 배관표
정년 연장이 2026년 하반기 입법을 목표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소득 공백을 줄이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완화할 대안으로 주목받지만 인건비 부담과 청년 고용 감소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정년 연장이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해법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짚어본다.
65세 정년 시대, 왜 지금 논의되나
지난 8월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년 연장을 2026년 하반기 입법 목표로 삼아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행 정년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서 60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65세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이미 여러 건 발의하고 있어 하반기 중 정년 연장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더 늦기 전에 정년 연장의 장단점을 확인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생계 때문에 정년 연장을 바란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올라가면서 2028년 이후 60세에 은퇴하는 사람은 60세부터 64세까지 5년의 소득 공백을 겪는다. 정년 연장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65세까지 계속 일할 경우 이 기간 월 소득은 238만 원으로 정부 노인 일자리에 종사할 때보다 179만 원 많고 보험료를 더 낸 만큼 65세 이후 연금도 월 14만 원 늘어난다.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찬성 측은 인력난을 말한다. 제조업 종사자 중 55세 이상 비중은 20.5%로 2010년의 세 배이고 계속 증가한다. 고령의 숙련공이 퇴직하면 공장을 멈춰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개별 공장의 문제만도 아니다. 고용률이 지금 수준에 머물면 향후 10년간 노동 공급은 141만 명(6.4%) 줄고 이것만으로 GDP가 3.3% 낮아진다. 반대로 정년이 연장되면 성장률을 0.9~1.4%p 끌어올려 하락을 상당 수준 막을 수 있다.
정년 연장, 기업이 마주할 새로운 셈법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우리나라 임금체계는 근속연수에 비례해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를 채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0년 차 임금이 1년 차의 3.4배로, EU 평균 1.7배와 일본 2.5배를 크게 웃돈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을 늘리면 중소기업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여유가 있는 대기업에서야 큰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난감하다. 결국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정년 전에 내보내는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10년 전의 경험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2016년 정년이 60세로 늘었는데 고령 근로자가 1명 늘어날 때 청년 근로자는 약 1명(0.4~1.5명) 줄었다는 보고가 있다. 청년층 고용은 6.9%, 약 11만 명 감소했다. 게다가 고령층 고용 증가 효과마저 2016~2019년 2.3%p에서 2020~2024년 1.3%p로 줄었고 같은 기간 권고사직·명예퇴직 등 조기 퇴직 비율은 10%에서 12% 안팎으로 올랐다. 기업이 늘어난 부담을 다른 방식으로 되돌려 적응한다는 뜻이다.
제도는 세 방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식, 정년은 60세로 두되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이는 65세까지 일할 수 있게 하는 방식, 퇴직 후 조건을 새로 정해 다시 채용하는 재고용 방식이다. 경영계는 세 번째 방식을 선호하고 전문가들도 대체로 동의한다. 일본은 30년에 걸쳐 임금체계 개편과 함께 이 방식을 정착시켰고 2024년 6월 기준 99.9%의 기업이 65세까지 고용을 확보하고 있는데 그중 67.4%가 재고용이다.
정년 연장이 청년에게는 벽이 되고, 중소기업에는 짐이 되는 비극을 막으려면 법정 정년 연장 도모와 함께 임금체계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임금피크제라는 임시방편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연령이 아닌 직무와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직무급제를 갖춘 회사들이 고령의 근로자를 환영한다. 하반기 사회적 논의는 어떤 기준과 구조로 일터의 규칙을 바꿀 것인가에 집중돼야 한다.
Profile. 배관표
- 충남대학교 국가정책전문대학원 교수
- 한국규제학회 홍보위원장
- 좋은규제시민포럼 홍보협력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