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최저임금 최대 쟁점
플랫폼 근로자도
적용 받을까
글. 배관표
2027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됐다. 올해는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최저임금 제도 개편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다극화로 향하는 2026년 글로벌 경제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는 시간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 4월 21일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가 열렸다. 매년 협상이 법정 시한을 넘겨온 만큼 올해만큼은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길 바라지만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위원장 인선에 반발한 근로자위원 일부가 회의장에서 퇴장했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이다. 2018년 16.4% 큰 폭으로 상승한 이후 최근 인상률은 높지 않아 2026년도 인상률은 2.9%였다. 일급은 8만2,560원이고, 유급 주휴 8시간을 포함한 주 40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215만6,880원이다. 누군가에겐 생계를 간신히 버티게 해주는 돈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감당하기 버거운 인건비다.
올해 협상 테이블을 달굴 최대 쟁점은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등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여부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시간 단위로 임금을 따지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별도의 기준 마련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불씨가 당겨졌다. 플랫폼 경제가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지금, 적용 범위 확대가 근로자나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동계의 요구는 확고하다. 도급제 근로자도 최저임금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닐지라도 사실상 사용자에게 종속돼 일하는 만큼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근로자가 아닌 도급제 근로자까지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을 넓히는 것은 법 취지와 맞지 않고, 현실적으로 기준 마련도 쉽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026년 기준점인 1만320원을 넘어설 2027년 최저임금 심의. 인상률 공방을 넘어 도급제 근로자 적용 등 구조적 전환의 시험대에 올랐다.
ⓒ동아DB
최저임금 제도 개편, 이제는 함께 논의해야
일본처럼 지역별·산업별 차등 적용 방식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은 중앙정부가 지역별 인상폭 기준을 제시하고 지방정부가 이를 참고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특정 산업에는 별도의 ‘특정최저임금제’를 적용해 더 높은 수준의 임금을 정하기도 한다. 다만 한국 노동시장 구조와 지역경제 현실을 고려하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물가와 임금 수준, 산업 구조 차이가 큰 상황에서 동일한 최저임금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문제 제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차등 적용이 자칫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고 낙후 지역의 인력 유출과 지역 간 노동 이동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만만치 않다.
주휴수당 논의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주휴수당은 근로자의 유급 휴일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지만 현장에서는 임금 체계를 복잡하게 만들고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이는 일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만 일하게 만드는 ‘쪼개기 알바’ 계약을 유도해, 오히려 청년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해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주휴수당을 기본급에 산입하는 등 최저임금 체계 안에서 합리적인 방식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도급근로자 적용, 지역·산업별 차등 적용, 주휴수당 개편까지 어느 하나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시간에 쫓겨 숫자만 놓고 힘겨루기를 반복하기보다 노동자의 사회안전망과 사용자의 경영 지속가능성을 함께 지킬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Profile. 배관표
- 충남대학교 국가정책전문대학원 교수
- 한국규제학회 홍보위원장
- 좋은규제시민포럼 홍보협력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