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밀 레이저 기술로
완성한
글로벌 디스플레이
·반도체 장비 강자
글. 편집부 사진. 임학현
“레이저 장비를 만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민성욱 대표의 말은 담담하지만 그 안에는 한 분야를 파고든 시간의 무게가 묻어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의 보이지 않는 핵심을 맡아온 ㈜하드램은 기술 중심의 선택과 현장에 밀착한 개발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레이저 장비 국산화에서 출발
㈜하드램은 2000년 설립 이후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적용되는 레이저 응용 정밀 장비를 전문으로 개발·제작해 온 기업이다. 회사의 출발은 거창한 구호나 단기간의 외형 성장보다는 한 공정을 깊이 이해하는 데서 시작했다. 당시 레이저 기반 가공 장비 시장은 해외 기업 의존도가 높았고 국내 장비 업체들은 특정 공정의 일부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하드램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단순 조립이나 응용이 아닌 장비의 핵심 요소를 스스로 설계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쌓는 데 집중했다.
㈜하드램은 설립 초기부터 디스플레이 제조용 레이저 타이틀러장비를 중심으로 기술적 기반을 다졌다. 이후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과 함께 유리 및 필름 커팅 장비, 고정밀 가공 장비 등으로 제품군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장비를 빠르게 늘리기보다는 기존 기술을 어떻게 확장하고 응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공정 조건이 달라져도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장비 설계와 제어 기술은 이러한 전략의 결과물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대형화·고해상도 중심으로 진화하면서 공정 정밀도와 신뢰성에 대한 요구는 한층 높아졌다. ㈜하드램은 장비 성능을 단순한 사양 경쟁으로 끌고 가지 않고 양산 환경에서의 재현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장비를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설계와 제어 방식을 개선했고 이는 고객사와의 반복적인 검증 과정을 통해 축적됐다. 이러한 접근은 장비 교체 주기가 짧고 검증 기준이 까다로운 제조 현장에서 점차 신뢰로 이어졌다.
국내 시장에서 쌓은 실적과 신뢰는 자연스럽게 해외로 확장됐다. 현재 ㈜하드램은 글로벌 제조 현장을 대상으로 장비를 공급하며 수출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외형적인 성장 속도보다 기술 검증과 현장 적용 경험을 중시해 온 전략이 보수적인 장비 시장 구조 속에서도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레이저 응용 장비라는 한 분야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쌓아온 시간은 ㈜하드램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기반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공정 전반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된다.
시스템으로 완성한 경쟁력
㈜하드램의 기술 경쟁력은 레이저 장비를 공정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은 미세한 오차에도 수율과 품질이 크게 달라지는 영역이다. 이에 따라 ㈜하드램은 레이저의 출력이나 속도보다 이를 얼마나 정밀하게 제어하고 반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를 기술 개발의 중심에 두어 왔다.
초정밀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레이저 응용 시스템은 이러한 접근의 결과물이다. 레이저 가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열 영향, 미세 진동, 위치 편차 등을 고려해 장비 구조와 제어 방식을 설계했으며 고속 이송 환경에서도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장비 사양보다 양산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우선해 쌓아온 기술 축적의 결과다.
㈜하드램은 가공 단계에서 기술 경쟁력을 완성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검사와 피드백 영역까지 기술 범위를 확장하며 시스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AI 비전 기술을 접목한 검사 솔루션은 미세 패턴 이상이나 결함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며 이는 공정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가공과 검사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하는 방식은 공정 효율 개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시스템 경쟁력은 디스플레이 공정뿐 아니라 차세대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마이크로 LED와 이차전지 등 고난도 가공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도 정밀 제어와 공정 안정성은 공통된 과제로 꼽힌다. 산업별로 적용 조건은 다르지만 ㈜하드램의 기술은 다양한 공정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비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은 결국 현장에서 검증된다. ㈜하드램은 고객사의 생산 환경에 맞춘 장비 세팅과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축적된 현장 데이터와 비결은 다시 기술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단일 장비 공급을 넘어 공정 이해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로 인식되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러한 기술 접근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기술을 축적하고 신뢰를 쌓다
㈜하드램은 성장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기술 축적을 가장 앞에 두고 있다. 장비 산업의 특성상 단기간의 외형 확대보다 변화하는 공정 환경에 얼마나 깊이 대응할 수 있는지가 장기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상황이나 단기 성과에 따라 방향을 바꾸기보다는 기술 이해도와 대응력을 꾸준히 쌓아가는 방식이 결국 경쟁력을 만든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하드램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재투자하며 레이저 응용 기술과 제어·검사 영역 전반에 걸쳐 핵심 역량을 내부에 축적해 왔다. 기술을 외부에서 빠르게 도입하기보다 스스로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무게를 둔 선택이다. 이는 기술 축적을 일회성 성과가 아닌 지속적인 과정으로 바라보는 접근이기도 하다.
민성욱 대표가 장비 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는 가치는 ‘신뢰’다. 장비 성능만으로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만들기 어렵고, 납기 준수와 품질 안정성, 사후 대응까지 포함해 고객의 생산 현장과 함께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장비가 실제 투입되는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지는 태도 역시 신뢰의 일부라는 판단이다. 이러한 철학은 개발 단계부터 제조, 영업, 서비스 전반에 공유되며 ㈜하드램의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아 왔다. 현장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고, 반복적인 검증 과정을 통해 장비 완성도를 높여온 배경이기도 하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기술과 사람의 균형을 중시한다. ㈜하드램은 연구·제조·영업 조직 간의 협업을 통해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술 개발이 특정 부서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 환경에서 의미를 갖도록 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이는 장비 산업에서 요구되는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자 현장 중심의 기술 기업으로 남기 위한 기준이기도 하다.
민성욱 대표는 ㈜하드램의 목표를 ‘조용하지만 신뢰받는 글로벌 장비 기업’으로 설명한다. 빠른 성과보다 현장에서 검증되는 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 문화를 통해 한 단계씩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술을 중심에 둔 선택과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하드램은 눈에 띄는 선언보다 축적된 결과로 자신만의 위치를 만들고 있다.
실험 장비를 점검하며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고 있는 문명신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