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026 Vol.259

REPORT ③

미국발
드론 공급망 재편,
K-드론이 뜬다

글. 강왕구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드론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국내 드론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중국산 핵심 부품과 소재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양산 경쟁력을 확보하고 AI·자율비행 등 미래 기술을 선점해야 할 때다. 공급망 재편을 K-드론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을 살펴본다.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
K-드론에 열린 기회

2026년 8월 미 백악관은 무인항공기에 대한 대통령 포고령 제11055호를 발표했다. 미국은 외국산 드론과 드론 부품에 대한 의존을 국가안보에 대한 심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25㎏ 이상 드론, 열화상 장비 탑재 드론, 드론 도킹스테이션과 일부 핵심 부품에는 100%, 그 밖의 대상 드론과 부품에는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이 추진해 온 드론 공급망 재편의 연장선에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해 12월 외국에서 생산된 드론과 핵심 부품을 원칙적으로 규제 대상 목록에 포함해 신규 장비인증을 제한했다. 특정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수준을 넘어 드론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의 공급망 자체를 미국과 우방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것이다.
이번 포고령은 국내 드론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다. 미국은 한국을 일본, 대만, EU, 스위스 등과 함께 관세 우대 대상에 포함했다. 공급망 요건을 충족한 한국산 드론과 부품에는 최대 15%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중요한 것은 최종 조립지가 아니라 공급망이다. 핵심 부품과 기술 역시 미국 또는 우대 대상국에서 조달돼야 한다. 우리 기업이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고 미국·일본·대만·유럽 기업과 공급망을 구축한다면 중국이 과점하고 있는 세계 드론시장에 진입할 기회의 창이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만은 않다. 국내 드론산업은 여전히 핵심 부품을 중국에 크게 의존한다. 부품 국산화가 상당히 진전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상당수는 연구개발 시제품 수준이고 상용제품에서는 중국산 부품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최근에는 가격뿐 아니라 품질과 사용 편의성 때문에 중국산을 선택한다는 제조 현장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개발에서 양산으로,
부품에서 소재로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주문 제작에서 양산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산 드론 부품의 상당수는 소량 주문생산에 머물러 있다. 생산량이 적으니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떨어지고 다시 중국산을 선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공공·국방 수요를 결집해 기업이 양산설비에 투자할 수 있는 규모의 초기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부품의 특성에 맞는 국산화 전략도 필요하다. 모터, 배터리, 카메라, 반도체 등은 드론만의 전용 부품이 아니다. 자동차, 전자, 배터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의 기술과 생산 역량을 드론산업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드론 기업에 모든 부품의 국산화를 맡기기보다 기존 주력산업과 드론산업을 연결해야 한다. 이제 국산화 정책의 성과도 ‘개발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양산되고 사용되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둘째, 공급망의 병목이 되는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모터에 사용되는 희토류 영구자석, 배터리의 흑연계 음극재, 열화상 카메라에 사용되는 게르마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소재의 상당 부분은 중국이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중국의 수출 통제만으로도 드론 생산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핵심 부품의 국산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이유다. 대체 소재를 개발하는 한편 국내 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중국 이외의 대체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한다.





AI 드론 선점해
글로벌 경쟁력 높여야

셋째, AI 드론 시대의 핵심 부품을 선점해야 한다. 앞으로 드론의 경쟁력은 기체뿐 아니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판단하며 자율비행을 수행하는 온보드 AI에서 결정될 것이다. 국산 NPU와 같은 AI 반도체를 비행제어컴퓨터, 통신모듈 등 차세대 핵심 부품에 적용해 AI 드론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세계 드론 공급망이 다시 짜이고 있다.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은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일 뿐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개발에서 양산으로, 부품에서 소재로, 현재의 드론에서 AI 드론으로 한발 앞서 준비할 때 그 기회를 우리 산업의 몫으로 만들 수 있다. 이다.

Profile. 강왕구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무인이동체사업단 책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