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026 Vol.259

REPORT ①

드론산업 성장의 열쇠,
국제인증·수출이 관건

글. 박원태

오랫동안 미래 기술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드론이 이제 실제 시장을 형성하는 성장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군수와 민수 시장의 확대에 더해 기술개발과 실증이 축적되고 인증·비행승인 등 제도적 기반과 산업 생태계도 빠르게 갖춰지는 중이다. 가능성의 영역을 넘어 산업화 단계에 들어선 드론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국내 기술개발과 정책·제도의 변화 속에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짚어본다.

미래산업에서 성장산업으로

드론은 오랫동안 미래 기술의 상징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는 드론이 단순한 기술 시연이나 공공 실증의 대상을 넘어 실제 수요와 제도, 공급망이 결합하는 산업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에서의 대규모 운용은 무인항공체계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시켰고 민간 현장에서는 시설점검·측량·재난대응·농업·물류를 중심으로 드론의 경제적 효용이 축적되고 있다. 미래형항공모빌리티(AAM) 역시 장기적 구상에만 머물지 않고 기체 개발, 인증체계, 실증 노선과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상용화 준비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드론산업은 이제 하나의 기체를 제조하는 산업이 아니다. 기체 설계와 제작, 센서·통신·항법장비, 비행제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영상분석, 관제와 운항관리, 시험평가와 인증, 정비·보험·교육에 이르는 복합 산업이다. 따라서 경쟁력은 기체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안전을 담보하는 제도, 반복 구매를 만드는 시장, 수출로 이어질 공급망과 운용 경험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장 성장과 산업화 수준, 국내 기술개발, 정책·제도,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글로벌 드론 시장은 군수용과 민수용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군수용 드론은 정찰·감시·표적획득·전자전·정밀타격·자폭공격 등 임무 범위를 넓히며 전장의 기본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민수용 드론은 촬영 중심의 소비재 시장을 넘어 산업 현장의 생산성 향상 수단으로 변화하고 있다.
드론이 미래산업에서 성장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의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실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재난안전, 시설관리, 국토조사, 치안, 산림·해양 감시 등 공공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민수용에서도 데이터 기반 점검과 물류, 정밀농업의 수요가 늘고 있다. 둘째, 안전성 인증과 비행 승인, 비가시권·야간비행·특별비행 승인 등 제도적 기반이 정비되면서 사업화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다. 셋째, 기체 제작사에 더해 통신·센서·배터리·인공지능·관제·보험·정비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가 조직화되고 있다.





기술개발에서 산업화로

성장산업으로의 전환은 ‘드론을 날릴 수 있는가’가 아니라 ‘드론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을 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임무별 성능 기준과 시험방식, 운항 데이터의 축적, 사고 책임과 보험 체계, 공공조달 기준,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기준이 함께 정비돼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자율비행과 영상분석이 확산할수록 기체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신뢰성,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안전관리 체계가 핵심 경쟁력이 된다.
국내 산업은 중소기업 중심의 영세한 구조, 일부 핵심 부품의 수입 의존, 실증사업의 상용화 전환 부족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산업이 정체돼 있다는 뜻은 아니다. 국산화 기준 마련, 시험·인증 인프라 확충, 실증사업과 상용 서비스의 연계, 수요기관과 공급기업의 협업 체계가 갖춰진다면 국내 드론산업은 기술개발 중심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시장 확대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국내 드론·AAM 기술개발은 단기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OPPAV 개발은 개인 항공기급 수직이착륙 플랫폼의 설계, 전기추진, 비행제어, 구조·공력 해석, 시험비행 역량을 축적하는 과정이었다. 그 의미는 완성 기체 한 대의 개발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 AAM과 중대형 무인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과 시험 경험을 확보했다는 데 있다.
국내 기술개발의 과제는 ‘국산 기체 1호’에 머물지 않는 것이다. 설계·제작·시험·인증·운항·정비를 반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부품기업이 양산과 수출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해야 한다. 연구개발과 사업화, 항공안전 규제와 산업진흥 정책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로드맵으로 연결돼야 하는 이유다.





국산화·실증·제도·수출, 정책의 방향

국내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AX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제조혁신 실태조사(2024)>에 따르면 공장을 보유한 중소·중견 제조기업 중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19.5%, 중소기업은 18.6%에 그쳤고 도입 기업의 75.5%도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제조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은 60.8%에 이르지만 제조 AI를 실제 도입한 기업은 전체의 0.1%에 불과했다. 이는 국내 제조 현장이 DX의 기반은 일부 축적하고 있으나 이를 AI 기반 의사결정과 운영 최적화로 연결하는 AX 단계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입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생태계가 만드는 드론산업의 미래

드론산업은 어느 한 기업이나 부처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기체 제조사, 부품사, 통신·플랫폼 기업, 대학과 연구기관, 시험평가 기관, 지자체, 수요기관, 금융·보험·법률 서비스가 협력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드론산업얼라이언스와 같은 산·학·연·관 협력체계는 산업 생태계를 조직화하는 중요한 장치다.
얼라이언스는 현장의 문제를 정책과 표준으로 연결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국산화율 산정 기준, 드론 성능시험 기준, 인공지능 드론의 데이터·안전 기준, 특별비행 승인 제도 개선, 공공 조달 연계 방안은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공동 과제다. 산업계의 요구를 수집하고 이를 시험 기준, 정책과제, 표준화 과제로 구체화해야 한다.
드론산업은 ‘성장 산업’의 조건까지 갖추고 있다. 군용 드론의 전력화와 민간 현장의 수요 확대, AAM의 인증·실증 진전, 국내 기술개발의 축적, 항공정책과 안전제도의 정비, 산업 생태계의 조직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는 OPPAV 등 기술개발 경험과 수직이착륙기 개발 역량, 정보통신·배터리·자동차·조선·방산 등 인접 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융합형 드론산업을 육성할 잠재력이 있다.
향후 정책의 성패는 국산화와 실증을 선언하는 데 있지 않다. 국산 기술이 실제 임무를 수행하고, 제도가 사업화를 뒷받침하며, 그 실적이 국제 인증과 수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드는 데 달려 있다. 기업이 축적한 기술과 운용 경험이 시장의 신뢰로 이어지고, 다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드는 구조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드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항공기술이 아니다. 기술과 제도, 시장과 생태계를 동시에 완성해 나간다면 드론산업은 새로운 성장축이자 국가 안보와 생활안전을 함께 강화하는 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Profile. 박원태

- 청주대학교 항공운항학과 부교수
- 한국항공운항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