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쇼크 2.0’ 시대
中企 활로 함께 찾다
IBK
희망중소기업포럼 개최
글. 편집부 사진. 이도영
글로벌 통상 질서가 빠르게 변화하고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대응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제78회 희망중소기업포럼에서는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을 진단하고 중소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응 방향과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함께 모색했다.
기술에서 통상으로,
중소기업의 해법을 찾다
지난 3월 열린 제77회 희망중소기업포럼이 ‘제조 피지컬 AI’를 화두로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중소기업의 해법을 모색했다면 이번 제78회 포럼은 시선을 글로벌 시장으로 넓혔다. 당시 포럼에서는 물류 자동화와 디지털 트윈 등을 중심으로 제조 현장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살폈다.
9월 11일 열린 제78회 희망중소기업포럼의 주제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공급망 재편, 중소기업 대응 전략’이었다. 한국경영학회와 매일경제신문, IBK기업은행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중소기업인을 비롯해 학계와 산업계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해 빠르게 재편되는 글로벌 경제 질서를 진단하고 중소기업의 대응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포럼의 시작에는 어려운 경영 환경을 헤쳐가고 있는 중소기업 CEO들을 향한 응원이 이어졌다. 최정일 한국경영학회장은 사상 최대 수출 실적에도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영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며 참석자들에게 옆자리의 CEO와 “수고 많으십니다”라는 인사를 나눠보자고 제안했다. 위정환 매일경제 대표도 “힘내십시오”라는 인사를 제안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짧은 인사였지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을 향한 격려가 담겼다.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업은행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공급망 재편이 중소기업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는 만큼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과정에서 IBK기업은행 역시 중소기업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제78회 희망중소기업포럼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
왼쪽부터 한준섭 ㈜지미션 대표, 김기배 ㈜대현철강 대표,
유명희 고려대학교 특임교수, 최정일 한국경영학회장, 장민영 은행장, 위정환 매일경제 대표,
황경희 ㈜미래인더스 대표, 장병화 가락전자㈜ 회장.
‘힘의 질서’로 재편되는
글로벌 통상 환경
이날 핵심 강연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유명희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특임교수가 맡았다. 유명희 특임교수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공급망 재편’을 주제로 ‘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 ‘주요 통상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 ‘중소기업의 대응 전략’이라는 세 가지 축을 따라 변화의 흐름과 해법을 짚었다.
유명희 특임교수는 현재 글로벌 경제가 기술과 에너지, 통상 질서의 대전환을 동시에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유무역과 국제 규범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통상 질서가 국가의 경제·안보적 이해와 힘의 논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와 수출통제, 공급망 정책 등이 국가 간 경쟁의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기업이 고려해야 할 통상 변수 역시 한층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중국 제조업의 부상에 따른 이른바 ‘차이나 쇼크 2.0’도 주요 화두였다. 중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제조업의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고 국가별·품목별 관세와 공급망 규제까지 맞물리며 우리 기업이 마주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유명희 특임교수는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러한 변화를 짚으며 글로벌 통상 환경의 재편이 일부 수출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조달과 생산, 판매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의 핵심 변수임을 강조했다.
(왼쪽)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공급망 재편’을 주제로 강연하는 유명희 고려대학교 특임교수
(오른쪽) 희망중소기업포럼에 참석한 장민영 은행장
(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공급망 재편’을 주제로 강연하는
유명희 고려대학교 특임교수
(아래) 희망중소기업포럼에 참석한 장민영 은행장
공급망 재편을 새로운 기회로
자원과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유명희 특임교수는 자사의 공급망부터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정 국가나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핵심 품목을 파악하고 수출 통제나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된 부품과 소재부터 공급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공급처를 바꾸기 어렵다면 재고나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급망 재편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면서 새로운 공급자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우리 중소기업에는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관세 역시 기업 경영의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 관세 절감 방안을 검토하고 계약 단계에서 관세 부담 주체를 명확히 하는 한편 주요국의 관세 집행에 대비한 서류와 증빙도 갖춰야 한다. 결국 복잡한 통상 환경을 헤쳐가는 힘은 제품 경쟁력과 거래 상대방과의 신뢰에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제78회 희망중소기업포럼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를 위기로만 바라보기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IBK기업은행이 학계·산업계와 함께 변화의 흐름을 살피고 중소기업 현장의 고민을 나눴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이번 포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중소기업과 함께하는 IBK기업은행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