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26 Vol.253

REPORT ①

우주 패권 경쟁,
한국은
수출 산업으로
키울 수 있을까

글. 강성은

민간 기업 중심의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우주항공산업은 통신·데이터·안보 등 다양한 산업과 결합한 미래 전략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우주항공산업 변화에 따른 주요국 전략과 한국의 수출 확대 과제를 알아본다.

‘뉴스페이스’ 시대,
커지는 글로벌 우주 시장

우주항공산업은 국가 미래 경쟁력과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산업으로 부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흐름은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 중심 구조에서 민간 기업이 상업 서비스를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의 전환이다. 특히 재사용 발사체 기술과 소형·저궤도 위성 기술의 발전은 우주 접근 비용과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낮추며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을 확대했다. 또한 우주 인프라가 통신·안보·데이터·첨단 제조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되면서 우주 산업의 전략적 가치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글로벌 우주 경제 규모는 2024년 기준 6,13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장기적으로 2040년에는 1조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중국·유럽·일본…
우주 산업 주도권 경쟁

주요국은 이러한 산업 변화를 바탕으로 우주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정부가 구매하는 방식으로 상업 우주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NASA가 상업용 우주 수송 프로그램과 달 탐사 프로젝트 등을 통해 민간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면서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주요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고 미국은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우주 산업을 선도해 왔다. 최근 미국은 정부 역량을 심우주 탐사에 집중하는 한편 저궤도 우주 정거장은 민간 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단기간에 세계 주요 우주 강국으로 부상했다. 독자 우주 정거장 구축, 위성항법 시스템 개발, 달 탐사 프로그램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자립을 추진하며 독자적인 우주 기술 체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동시에 자국의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를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며 외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유럽우주국(ESA)을 중심으로 한 다국가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우주 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발사체와 위성 제조 등 기반 산업뿐 아니라 기후 관측 데이터 등 공공서비스형 우주 산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공공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정책 기조 아래 지구 관측과 환경 모니터링 분야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오랜 기간 축적된 정밀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국제 우주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며 글로벌 우주 생태계에서 핵심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 및 달 탐사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우주 산업 생태계를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며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우주 산업은 기술 경쟁과 국제 협력이 동시에 이뤄지는 복합적인 산업이다. 우주 산업 특성상 기술적·재정적 부담이 큰 데다 우주 공간에 대한 국제적 규범과 제도적 합의도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주요국은 경쟁 속에서도 상호 협력을 병행하며 새로운 우주 질서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기술은 확보, 시장은 과제’…
한국 우주 산업의 다음 단계

우리나라도 우주항공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기술 자립을 목표로 정부 주도하에 산업 기반을 구축해 오면서 단기간 내 세계 중상위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등 민간 중심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정책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25년 11월에 실시한 누리호 4차 발사는 민관이 공동으로 발사체 제작과 운용에 참여한 첫 사례로 한국 발사체 기술이 개발 단계를 넘어 산업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산업 특성에 따른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민간 산업 기반이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으며 이러한 여건 속에서 교역 규모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 수출산업으로서의 성숙도는 아직 낮은 상황이다. 핵심 기술은 일정 수준 확보했으나 민간 산업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은 아직 소수에 그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자본과 장기간 투자가 요구되는 산업 특성상 민간 벤처투자 유입이 제한돼 기업의 자생적 성장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여기에 우주 실증·시험 시설과 발사 인프라 접근성이 낮아 실증 경험을 충분히 축적하기 어렵고 우주 관련 제품과 서비스가 전략물자로 분류되면서 규제·인증 대응 부담이 크다는 점도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민간 중심 생태계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고 우주 산업이 다양한 산업과 연계되며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우주 산업은 반도체, 배터리, ICT, 모빌리티 등 한국의 기존 주력 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 기존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소재·부품 기술을 우주 환경에 적용해 우주급 부품으로 고도화하거나 위성 데이터 서비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수출산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우주항공산업은 지금의 정책 설계와 시장 형성 방식에 따라 수출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향후 과제는 기술 개발을 넘어서 민간이 투자와 실증, 레퍼런스를 축적하고 국제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도록 수출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초기 수요 창출과 개발 리스크 분담을 통해 민간의 시장 진입과 반복적 실증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이 지상과 우주에서 동시에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도록 지원해 벤처캐피털의 투자·회수 논리에 부합하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공공 시험 인프라 개방 확대, 실증·시험 인프라 확충, 수출통제 및 국제 인증 대응을 위한 원스톱 지원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주항공산업을 기존 주력 산업과 전략적으로 연계해 국제 협력 사업 내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는 동시에 시장과 기업 특성에 부합하는 방식의 글로벌 공급망 편입 전략이 요구된다.
우주는 산업과 경제에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현실의 시장이다. 정부의 체계적인 리스크 분담과 민간 혁신 역량이 결합한다면 우주항공산업은 향후 한국 경제의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Profile. 강성은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실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