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26 Vol.253

IBK EXPLORING ②

“금융이 산업을
설계하는 시대,
전환의 길목에서
방향을 묻다”

서경란 IBK경제연구소장 특별 대담

글. 편집부 사진. 박동균

산업구조의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맞물리며 한국 경제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전환의 길목에서 금융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서경란 소장을 만나 ‘설계자로서의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Q 중소기업 대표님들과 독자 여러분께 인사 말씀과 함께
경제연구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십니까. IBK경제연구소장 서경란입니다. 「중소기업 CEO REPORT」 발간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이렇게 중소기업 CEO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업 현장을 지키며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계신 대표님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IBK경제연구소는 국내외 경제 흐름과 중소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정책 방향과 금융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점에는 주요 경제 이슈를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Q 최근 금융 및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제환경을 어떻게 진단하시나요?

A 현재 우리 경제는 정책·금융·산업 등 전 영역의 구조 자체가 바뀌는 ‘구조적 전환’의 시기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구조적으로 ‘K-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물론이고 AI 주도 기업과 비주도 기업,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AI 전환은 그 속도와 범위 면에서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임계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정학적 갈등 심화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개별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 지역, 기업 간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중요합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자원의 재배분을 동반하기 때문에 국가가 일정 부분 개입할 수밖에 없으며 미래기술 기반의 인프라 조성을 목표로 한 전략적 산업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산업 재편의 과정에서 여러 산업에 속한 다양한 기업들이 필요한 지원을 제때 받을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금융의 중요한 역할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Q 앞서 말씀하신 내용과 관련하여 금융의 역할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AI 인프라·반도체·에너지 전환 등 미래 핵심 산업은 대규모 자본과 장기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는 국가 전략 산업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은 단순히 개별 기업을 지원했던 조력자의 역할을 넘어 미래 산업의 지형을 미리 그리는 ‘설계자’이자 ‘시장조성자’가 되어야 합니다. 즉, 금융 자체가 산업정책을 구현하는 엔진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 역시 단순히 혁신 산업과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성장과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제공자’, 기업의 리스크를 분담하는 ‘위험분담자’로 기능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생산적 금융은 대출과 보증이라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 중심의 공급을 통해 자본이 R&D에서 스케일업으로 흐르는 자본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민간 금융기관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보니 앞으로 기업은행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IBK기업은행의 지원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생산적 금융의 핵심은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산업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자금의 흐름을 전환하는 데 있습니다.
그동안 금융은 ‘가계 중심’, ‘담보 중심’의 안정적인 구조 속에서 안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기업은행은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과 산업 내 경쟁력,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기업의 질적 성장을 지원하는 금융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생산적금융 전담심사반’을 별도로 구성해 과거의 재무제표나 담보에 의존하는 평면적 심사에서 탈피하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혁신성이 높으면 대출심사 시 높은 가중치를 부여함으로써 금융이 산업의 체질 개선을 선도하는 모델을 정착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들이 투자유치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IBK투자증권 등 자회사와 함께 ‘IBK 코스닥 활성화 TF’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리서치 보고서 발간을 확대하고, 기업의 국내외 IR 지원을 강화해 생산적 금융에 일조할 계획입니다.





Q 포용금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소장님이 생각하시는 포용금융의 실현 방안은 무엇입니까?

A 포용금융도 단순히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성장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지속가능한 인프라로 설계해야 합니다. 진정한 포용의 실력은 평균의 함정을 극복하는 데서 나옵니다. 과거에는 평균이라는 잣대로 리스크 구간의 기업들을 일괄 배제했다면, 이제는 개별 데이터의 변동성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시적으로 연체가 발생하거나 신용 등급이 하락하더라도 실시간 매출 데이터나 비금융정보를 통해 기업의 회복탄력성이 확인된다면 유연하게 금융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남들이 부도확률이라는 숫자만 보고 우산을 뺏을 때, 우리는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회복확률’을 찾아내 다시 성장의 궤도로 끌어올리는 것, 이것이 IBK가 추구하는 포용금융의 실체이자 금융설계자로서의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앞서 AI 주도 여부에 따라 기업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셨습니다.
금융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A 금융권 내부에서 AI 기반 의사결정체계를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AI 기반 평가 시스템을 활용하면 기업의 데이터와 성장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해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건전성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AI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포트폴리오 전반의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여 금융 시스템의 안전성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소기업이 경영에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제조·물류 등 현장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지자체, 유관 협회 등이 여러 지원제도를 마련해 놓았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X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CEO의 관심과 의지라는 점을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대표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경영은 파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타며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기존에 익숙했던 질서가 흔들리고, 새로운 산업구조가 형성되는 전환의 시기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를 잘 읽고 적응해 낸다면 더 튼튼하고 실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거라 확신합니다.
기업은행도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통해 중소기업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소기업 CEO REPORT」 역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