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26 Vol.253

REPORT ③

우주기업
경쟁력 부족
해외 진출 전략 절실

글. 이채린

우주항공산업은 국가적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기술 독립·예산 효율성·민간 경쟁력 등에서 여전히 과제가 많다. 글로벌 기업 주도의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치는 어디쯤인가. 산업 담론의 열기와 실제 경쟁력 사이의 간극을 점검한다.

글로벌 경쟁력 부족…
정부 사업 의존에서 벗어나야

2024년 5월 27일. 스페이스X를 필두로 전 세계 우주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한국에도 우주개발의 컨트롤타워와 민간 우주 산업 육성 역할을 맡은 우주항공청이 출범했다. 출범 약 2년이 지난 지금, 우주 산업을 향한 뜨거운 초기 열기와 사뭇 다르게 무거운 과제들이 하나둘 생기며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드러나고 있다.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국내 우주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다. 최근 굵직한 우주 스타트업들이 하나둘 코스닥에 입성하거나 코스닥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우주 산업은 초기 단계인 데다 상당수 기업이 우주 관련 정부 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당장 이익을 담보할 수익 모델이 없는 기업이 대다수다.
이런 점은 국내 우주 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위성영상 산업 관련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민간 우주기업이 초고해상도 상용위성 발사에 잇따라 성공했지만 위성영상 서비스 수출액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국내 위성영상활용 산업의 매출액은 2018년 746억1,700만 원에서 2023년 968억 9,300만 원으로 약 29.8% 증가하는 등 시장 규모가 확대됐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즉 기술 개발과 산업 규모는 일정 부분 성장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셈이다.
위성영상 산업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술 개발 성과가 장기적인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발사체, 우주에너지, 우주의학 등 다른 우주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만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내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국내 시장이나 정부 사업과제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해외 매출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정부도 우주 기업의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고 혁신적인 우주 기업을 육성할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이 여전히 기술 개발 중심에 머물러 있어 국내 우주기업을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전략이 충분히 포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우주항공청이 출범 이후 글로벌 협력을 위해 야심 차게 영입한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 인사 2명이 최근 모두 조직을 떠나 동력을 잃었다는 우려도 있다.





1조 원대 예산 한계…
우주 경쟁 속 투자 확대 필요

우주 산업 육성과 기업 지원을 위해 정부 예산을 과감하게 확대할 필요도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2026년 우주항공청 예산은 총 1조1,201억 원으로 2년 연속 약 1조 원에 머물러 있다. 우주항공청이 민간 우주개발을 위해 펀드를 조성하고 있지만 매년 100억 원 규모에 불과하다.
문제는 국가 우주개발을 전담하는 부처의 예산과 펀드의 규모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주 안보·우주 산업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현재 예산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우주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주요 국가들은 이미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은 연간 80조~90조 원, 중국 16조~20조 원, 일본 4조~9조 원을 우주 산업 투자에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국가는 국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우주 분야를 육성하며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한국 우주 산업을 향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산업의 실제 경쟁력과 정책 기반은 아직 그 기대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우주 산업이 이제 막 형성되는 단계인 만큼 산업 생태계가 성숙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주 산업의 미래는 낙관적인 담론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산업을 둘러싼 뜨거운 기대와 냉정한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빠르게 좁혀 나가느냐가 한국 우주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Profile. 이채린

- 동아사이언스 우주 산업 담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