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와 소비자의
새로운 연결고리,
‘브랜드 커뮤니티’
글. 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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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자신들의 정체성과 비전을 고려해 소비자들에게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제공하는 ‘브랜드 커뮤니티’가 대세다. 소비자들은 커뮤니티에 참여함으로써 취미에 대한 경험의 폭을 넓히고 교류의 기쁨을 즐기며 해당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키워 나간다.
‘커뮤니티’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다
브랜드의 이름값만을 맹목적으로 따지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의 성향과 추구하는 가치를 기준 삼아 소비할 브랜드를 선택하는 ‘가치소비’를 지향한다. 여기에 더해 다른 사람과 교류할 때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도 소통의 즐거움을 누리는 ‘느슨한 연결’이 보편화되면서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브랜드 커뮤니티’가 대표적이다. 브랜드 커뮤니티는 각 브랜드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동호회다. 모든 소비자에게 열려 있는 일반적인 이벤트와 달리 브랜드의 성격과 비전에 공감하고, 관련 취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의 느슨한 교류를 원하는 고객들이 브랜드 커뮤니티의 주요 타깃이다. 요컨대 충성 고객 혹은 여러 이유로 브랜드에 관심 있는 소비자를 위해 마련한 특별한 경험의 장이 바로 브랜드 커뮤니티다.
이러한 브랜드 커뮤니티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으며 점점 더 활성화되고 있다.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많이 구매하는 충성 고객들은 브랜드가 자신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낸다. 충성 고객이 아니지만 브랜드 커뮤니티가 제안하는 다양한 활동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은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으면서도 해당 브랜드의 지향성을 한결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부분을 장점으로 꼽는다.
민음사북클럽 키트(ⓒ민음사)
경험을 통해 높이는 브랜드 가치
브랜드 커뮤니티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스포츠 브랜드들이 존재한다. 러닝 열풍을 주도한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인 푸마(Puma)는 ‘런푸마팸’이라는 러닝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런푸마팸 멤버는 매년 선발하는데 자사의 다양한 러닝 제품 경험 기회를 마련하는 동시에 4월부터 10주간 전문적인 러닝 트레이닝을 참가자들에게 제공한다. 캐나다의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은 ‘제품과 체험 활동을 통해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건강하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매장에서 다양한 무료 강좌를 개최한다. 룰루레몬의 정체성을 살린 요가 클래스는 기본이고 필라테스, 명상, 꽃꽂이, 선물 포장 등의 강의도 열린다. 꽃꽂이와 선물 포장 클래스의 경우 브랜드 및 제품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핵심 고객층인 청년 여성과의 접점을 늘린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캠핑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Snowpeak)는 우수 고객을 캠핑장에 초대해 직원들과 함께 캠핑을 즐기는 ‘스노우피크 웨이’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캠핑 관련 강의, 자사 제품 활용법 교육, 캠프파이어 형태의 모닥불 토크와 더불어 가족 단위 참가자들을 위한 요리 교실, 가죽 공예,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 보물찾기 등의 이벤트를 진행함으로써 캠핑의 즐거움을 퍼트리는 데 힘쓴다.
런푸마팸 (ⓒ푸마)
소속 분야의 활성화에 앞장서다
직접적인 홍보보다 브랜드가 속한 분야의 활성화에 주력하는 브랜드 커뮤니티도 눈에 띈다. 해당 분야의 활성화가 곧 브랜드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국내 출판사 민음사는 ‘민음북클럽’이라는 구독형 서비스 겸 브랜드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선착순 가입에 성공한 참가자들은 웰컴 키트, 민음사 출간 책, 각종 굿즈를 제공받는다. 이와 함께 자사의 서고를 개방하는 패밀리 데이, 독서 모임, 저자와의 북토크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에도 참가할 수 있다. 프랑스의 화장품 전문 편집숍 세포라(Sephora)는 전 세계인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뷰티 인사이더’를 개설했다. 세포라는 편집숍 브랜드 특성상 타사의 제품을 판매하는데 각 제품 후기, 메이크업 팁, 피부 관리 비결 등을 공유하고 다른 멤버들의 반응과 추가 의견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일종의 ‘온라인 뷰티 놀이터’를 만든 것이다. 아울러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카테고리별 소모임에도 가입해 활동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세포라는 뷰티 인사이더 활동 고객들이 다시 매장을 찾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켰다. 브랜드 커뮤니티의 주체인 브랜드와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는 만큼 브랜드 커뮤니티의 확산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커뮤니티는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이벤트로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까. 귀추가 주목된다.
Profile. 강진우
- 문화칼럼니스트
- <국립극장> 등 문화·트렌드 전문 필진
- <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 <선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