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026 Vol.252

REPORT ③

7.7조
디지털 헬스 시장
활용 경험은 36% 그쳐

글+사진. 김양균

첨단 기술이 접목된 헬스테크는 개인의 건강관리를 돕는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디지털 기반 서비스는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유사 서비스의 범람과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교육의 부족 등으로 인해 아직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디지털 헬스 정책 확대

기상 후 당신은 인바디로 체성분을 측정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결과와도 연동된 인바디 앱은 근육량과 체지방량 등을 측정해 당신의 몸 상태를 보여준다. 지난밤 동안의 혈압 변화는 반지형 측정기 카트비피로 실시간 측정돼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날 회식의 영향으로 혈압은 평소보다 높았고 카카오헬스케어 앱으로 확인한 혈당 역시 일부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외출 전 당신은 굿닥 앱을 구동시켜 병원 진료를 예약한다. 병원 내원 이후 들른 체육관에서는 플랜핏 앱이나 나이키트레이닝 앱을 통해 오늘의 운동 프로그램을 추천받는다. 건강기능식품은 알고케어를 통해 양과 종류뿐만 아니라 실제 섭취하는 제품까지 직접 추천받는다. 잘 때도 건강관리는 계속된다. 불면증이 있는 당신은 웰트의 디지털치료기기(DTx)를 최근 처방받아 사용 중이다. 수면의 질 변화는 애플워치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조금 과장했지만 앞선 제품과 서비스 모두 현재 출시된 것들이다. 정보통신기술에 힘입어 여러 개인 맞춤형 디지털헬스 기기와 앱 등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열한 것들이 일반 사용자를 위한 것이라면 의료인과 의료 연구자를 위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석과 임상 의사결정 등까지 더 전문적인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도 관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일례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오늘건강 앱은 만성질환 관리, 식단 및 운동 추천, 폭염·한파 대응 안내를 포함해 보건소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와 연계해 비대면 상담 및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아예 이재명 정부는 국정 과제에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강국’을 포함시켜 디지털 헬스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련 서비스 대부분에는 AI 기능이 탑재돼 있다. AI의 빠른 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는 앞으로 더 고도화되고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817억9,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국내 시장도 연평균 50.8%로 성장을 거듭하다 2030년에는 66억7,2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실적 기준 국내 디지털 헬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8.7% 성장한 7조7,409억 원에 달했다. 수출액은 2조5,000억 원, 종사자 수만 5만3,000명이다.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확인하는 시스템.
환자의 움직임을 AI가 분석해 비특이적 움직임이 발생하면 즉각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다.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의 취약성

넷플릭스 사용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첫 화면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서비스 내 너무 많은 콘텐츠가 일종의 선택 장애를 유발한다는 것인데 이를 현재 우리나라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상황에 대입하면 적당할 것이다.
무수한 넷플릭스들(맞춤형 헬스케어 앱)이 있고 그 안에 대동소이한 콘텐츠(헬스케어 서비스)가 존재한다. 이는 저조한 실사용률로 이어진다.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가 2024년 만 19세 이상 일반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국민 83.5%가 디지털헬스를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 경험은 36%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영국 국민건강서비스 헬스 이노베이션 네트워크(NHS HIN) 관계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러했다. “NHS가 디지털 헬스 분야에 대한 협업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들을 최우선에 뒀지만 기술 중심 패러다임이 현장과 맞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영국은 의료진과 환자의 수요를 ‘충분히’ 수렴한 이후 이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찾지만 한국은 기술부터 먼저 개발하고 어디에 적용할지를 찾는 식이였습니다.”
서비스 대상과 그들이 과연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에, 2017년 고령사회, 2025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돌파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Digital Health Literacy)’란 모바일 앱 등 디지털 기기로 건강 관련 정보를 탐색, 이해하고 신뢰도를 평가해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교수와 윤정희 교수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4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60세 이상, 저소득층, 무직 등이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능력이 ‘낮음’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낮은 사람의 경우 건강 관련 앱을 찾는 데 19.4%만 성공했고 17%만 회원가입이 가능했다.
이렇듯 국내 디지털 전환이 급격하게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기반 개인 건강관리 서비스는 의료 접근의 물리적 간극을 좁혔지만 동시에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갭을 만들고 있다. 디지털 헬스 분야의 민간 혁신은 고무적이지만 이를 의료 접근성과 결부 지어 바라볼 때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의 선정, 그 활용을 위해 문턱을 낮추는 노력은 결국 공공의 영역이라는 이야기다.

Profile. 김양균

- ZDNET Korea 메디컬 저널리스트
- 현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