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불분명한 법카 결제
‘업무무관 비용’ 될 소지
글. 신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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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운영하면서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는 ‘업무무관 비용’이 아닐까. 회사의 비용으로 처리했음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손금불산입, 대표 상여 처분, 추가 과세와 가산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회사의 생각과 세법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 이러한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그 해법을 살펴보자.
업무무관 비용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업무무관 비용이라고 하면 흔히 대표 개인 생활비나 사적인 물품 구입비 정도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무에서 접하는 업무무관 비용의 범위는 생각보다 훨씬 넓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문제 되는 사례들을 보면 단순히 노골적인 개인적 지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용 목적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법인카드 결제, 구체적인 성과나 집행 근거를 설명하지 못하는 마케팅비, 업무용인지 개인용인지 구분이 모호한 차량 유지비, 특수관계인에게 장기간 회수되지 않은 가지급금, 회사가 보유한 투자용 부동산에서 발생한 각종 유지·관리 비용 등도 모두 업무무관 비용으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 심지어 복리후생비나 접대비처럼 본래 업무 관련성이 있는 비용이라 하더라도 증빙과 사용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업무무관 비용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들의 구분 기준이 법조문에 구체적으로 열거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상법이나 회사 내부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 지출이라도 세법은 전혀 다른 기준으로 접근한다. 세법은 기본적으로 ‘이 지출이 회사의 수익 창출과 직접적·합리적으로 관련이 있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그 입증 책임은 회사에 있다.
결국 세무당국의 질문은 단순하다. “이 돈이 정말 회사 매출과 사업 운영을 위해 쓰였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가?”라는 것이다. 사용 목적, 의사결정 과정,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 기대 효과, 실제 성과까지 설명하지 못하면 그 순간부터 해당 비용은 업무무관 비용으로 재분류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손금불산입, 대표자 상여 처분, 추가 과세와 가산세라는 부담으로 이어진다.
업무무관 비용은
어디에서 자주 발생할까?
현장에서 보면 문제는 늘 비슷한 지점에서 반복된다. 실무에서 발생하는 업무무관 비용 문제의 약 8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첫째는 법인카드다. 대표가 편의상 사용하다 보면 개인 지출이 자연스럽게 섞이기 쉽다. 세무조사가 시작되면 카드 사용 내역은 거의 예외 없이 가장 먼저 검토 대상이 된다. 사용 목적이 모호하거나 사적 소비로 보이는 항목이 발견되면 곧바로 업무무관 비용으로 의심받는다.
둘째는 업무추진비다. 거래처를 만나고, 식사하고, 선물을 제공하는 행위 자체는 사업상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를 만나 왜 지출했는지’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으면 접대성·사적 지출로 판단될 수 있다. 또한 업무와 관련된 지출이라 하더라도 세법상 한도 규제를 받는다. 이는 과도한 접대나 사치성 소비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셋째는 차량 관련 비용이다. 회사 명의 차량이라고 해서 모든 비용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운행일지 등 업무 사용 기록이 없다면 개인 사용으로 추정될 수 있고 그에 따른 비용 부인이나 대표 상여 처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넷째는 가지급금이다. 회사 자금이 대표나 특수관계인에게 지급된 뒤 장기간 회수되지 않으면 세법은 이를 사실상 개인에 대한 대여금으로 본다. 이 경우 해당 가지급금에 대응하는 차입금 이자는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추가적인 세무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다섯째는 투자용 부동산이다.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동산에서 발생한 이자비용이나 감가상각비는 ‘업무무관자산 관련 비용’으로 분류될 수 있다. 회사가 사택이나 기숙사 명목으로 취득한 부동산이라 하더라도 세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업무무관자산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Profile. 신방수
- 세무법인 정상 세무사
- <중소기업 세무 가이드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