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감성의 공존: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적 리더십
영화 < Her >에서 인공지능 사만다가 보여준 수용과 공감은 인공지능 시대 리더십의 본질을 가리킨다. 효율을 넘어 감정을 이해하고 관계를 설계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리더의 본질적 역할이다. 구성원을 틀에 맞추기보다 가능성을 신뢰하는 것. 인공지능이 못하는 리더십은 결국 인간다움에서 시작된다. 당신은 어떤 인간적 가치를 리더십에 담고 있는가?
글. 한명훈
Profile. 한명훈
- 아테네학당 대표
- <언택트 리더십 상영관> 등
어느 날, 외로운 작가 테오도르의 삶에 따뜻하고 이해심 많은 목소리가 찾아온다.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는 그에게 잊었던 감정의 심연을 일깨우고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인 연결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한다. 영화 < Her >는 기술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의 단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인공지능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오늘날, 기업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이유로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받는다. 그러나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인간다움’이다. 인공지능이 계산하지 못하는 그 여백에서 리더의 진짜 리더십이 시작된다.
관계와 공감의 재정의
영화 속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관계는 인공지능 시대에 ‘관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탐색하게 하는 서사이다. 사만다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테오도르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의 말에 귀 기울이며, 심지어 그가 미처 표현하지 못한 내면의 깊이까지 읽어내는 존재이다. 그녀는 테오도르의 고독과 불안을 감지하고 진심으로 공감하며 반응한다. 이러한 사만다의 모습은 기술을 매개로 한 관계 속에서도 ‘진정성 있는 연결’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이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성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대 기업 환경에서도 ‘진정성 있는 연결’의 필요성은 증대되고 있다. 비대면 업무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되면서 구성원 간 물리적 거리는 물론 정서적 거리감까지 생기기 쉬운 구조이다. 리더는 이러한 단절을 극복하고 ‘감성의 중계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수록 리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와 유대감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구성원 각자의 감정 상태를 살피고 그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공감의 자세는 인공지능 시대 리더십의 필수적인 요소이며 신뢰 기반의 관계를 구축하는 강력한 동력이다.
기술 너머의 인간적 역할
인공지능은 데이터 분석, 보고서 요약, 스케줄 최적화 등 정량적이고 반복적인 업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팀원 한 명의 미묘한 감정 변화, 조직 전반의 분위기, 급변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구성원의 불안감과 같은 숫자로 파악되지 않는 영역은 인공지능의 한계이다. 바로 이 기술의 한계 지점에서 리더의 인간적 역량이 빛을 발한다. 영화에서 테오도르는 사만다와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경청’과 ‘존중’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갖는지 깨닫는다.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존재 자체를 깊이 수용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존재다. 이는 인공지능 시대 리더십의 본질적인 조건이다. 리더는 구성원의 피상적인 요구가 아니라 그들의 고유한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감정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정교한 데이터를 제공하더라도 그 숫자 뒤에 숨겨진 개인의 열망과 잠재력을 읽어내는 것은 오직 인간 리더의 고유한 능력이다. 리더는 기술적 진보와 인간적 가치 사이에서 능숙하게 균형을 잡는 다리가 돼야 한다.
인간다움을 되찾는 리더십
미래 사회에 기술은 계속해서 정교해지고 인공지능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기능과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진보의 속도에 비례해 인간적인 리더십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욱 증대될 것이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