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REPORT
JUNE 2025 Vol.243

JUNE 2025 Vol.243

SPECIAL ②

年매출 30조 방산
한국경제 캐시카우로

캐시카우(Cash Cow)는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만든 개념으로 성장성은 낮지만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 또는 제품을 뜻한다. 그러나 지금 2025년 대한민국 방산은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국가전략산업으로 급성장 중이다. 과연 방위산업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을까?

글. 이준곤

Profile. 이준곤
-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연구위원
- 탈레스 한국지사 국방사업총괄 전무
- < K-방산 브리프 > 공저

방위산업과 캐시카우

캐시카우는 주로 수출을 통해 지속 성장과 수익을 창출한다. 과거 우리나라의 전통 캐시카우 산업은 1970년대 섬유와 신발, 1980년대 철강, 1990년 이후는 자동차,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2022년 이후는 방위산업(이하 방산)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무기 수출은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2% 점유율로 세계 10위이다. 한국의 방산은 안정적인 방산 생태계를 기반해 성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안보에 이바지하고 경제적 파급효과를 지닌 국가전략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2013년 방산 매출 10조 원 달성 이후 10년 만에 두 배의 성장을 기록했고 2024년 방산 매출은 30조 원이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 방산업체 가동률은 2023년 평균 77.0%로 제조업 평균 71.9%와 비교해 보면 5.1%p 높은 수준을 보인다. 증가하는 해외 방산 수출의 기회와 이로 인한 물량 확대로 인해 제조업 평균가동률보다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2025년 1분기 실적 기준, 방산 4대 기업의 총 수주잔고가 100조 원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방산주는 급등하고 있으며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2025년 5월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가총액은 40조 원을 돌파하면서 현대차를 넘어 우리나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위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진정한 대한민국 방산의 르네상스 시대가 온 것이다.


방위산업과 생태계

2025년 방산지정업체는 총 84개 기업으로 대기업이 22%, 중견·중소기업이 78%를 차지한다.
84개 기업은 주요방산업체(66개)와 일반방산업체(18개)로 구분되는데 방산은 타 산업에 비해 여러 제약조건과 법적 규제가 있다. 주요방산업체는 화력장비, 유도무기, 항공기, 함정, 탄약, 전차, 장갑차 등의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러한 방산물자를 생산하려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기준과 보안 요건 등을 갖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지정을 받아야 한다. 또한 기업의 매매, 인수합병, 경영상 지배권의 실질적 취득에 따른 경영권 변화 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이처럼 방산은 다소 폐쇄적인 성격을 가진 국가 기반 산업이다. 특히 기술과 제품의 직접 소비자는 군(軍)으로, 군에서 요구하는 성능, 품질, 납품 일정, 예산 등을 바탕으로 제품의 개발과 생산이 이뤄지는 특수 산업이다. 따라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이 아닌 특정 고객의 주문으로만 시장의 수요가 발생한다.
수출을 위해서는 정부 승인이 필요해 국내 방산 생태계는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방산기업은 1970년부터 보국 정신을 바탕으로 2세대, 3세대 경영인들이 선대 정신을 이어오고 발전시키는 기업이 많다. 그 결과 장기화되고 있는 러-우 전쟁 및 글로벌 지정학적 안보 위기로 인한 무기 소요에 대해 한국의 안정적 방산 생태계와 국방과학기술의 성장은 이러한 기회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방산은 전자, 자동차, 조선 등 국가 기반 산업의 막대한 전후방 연계 효과가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 산업 부가가치 증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역과 국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특히 경제적 효과와 산업적 파급력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인 생산유발계수1, 부가가치유발계수2, 고용유발계수3는 일반제조업 평균보다 모두 상회하는 많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역별 방산 혁신 클러스터가 대표적이다. 클러스터는 산업 집적지로서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 연구개발 기능을 담당하는 대학 및 연구소와 각종 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벤처캐피털, 컨설팅 등의 기관이 한곳에 모여 정부의 지원 안에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집합이다. 현재 창원을 시작으로 대전, 구미 클러스터로 이어지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상생협력 방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1 생산유발계수 어떤 상품의 수요가 1 단위 발생했을 때 이를 충족하기 위해 해당 상품을 만드는 부문을 포함한 모든 부문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생산액의 크기
2 부가가치유발계수 어떤 상품의 수요가 1 단위 발생했을 때 이를 충족하기 위해 해당 상품을 만드는 부문을 포함한 모든 부문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부가가치의 크기
3 고용유발계수 국산품 수요가 10억 원 발생할 경우 이를 충족하기 위해 해당 상품을 만드는 부문을 포함한 전 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전업 환산 취업자 수(임금근로자 수)

방위산업과 캐시카우의 지속성

방산이 캐시카우 산업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국내 방산 활성화를 통해 수출 시장을 확대해야겠다. 방산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생태계 유지가 절대적이고 국내 방산의 활성화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 이를 통해 군의 요구에 따른 무기체계의 개발과 전력화 일정 준수를 우선순위로 두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한 신기술 확보, 성능 개량, 부품 국산화, 민간 기술 및 글로벌 최신 기술과의 융합 등은 재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를 통해 해외 수출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기술적, 재무적 성장이 동반되는 안정적 생태계의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래 기술을 위한 투자, 기술의 발전 단계에 따라 대표 제품의 중심을 이동하는 과감한 전략이 중요하다. 미래를 위한 다음 단계의 가치사슬과 기술을 점유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 이러한 민감한 국제 정세 속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 불안한 글로벌 정세 안에서 방산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다양한 경영전략과 신규 시장을 위한 지속 투자를 통한 과감한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이제 한국 방산의 역사는 반세기를 넘었고 지속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안정적 자원의 확보와 산업 생태계 성장 및 다양성을 바탕으로 해외시장과의 적극적 협력과 투자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잠재적 수출 시장을 고려한 국제 협력의 다변화 및 시장 확장은 그 범위가 방산을 넘어 국가적 전 분야에 걸친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해외 파트너들과 지속적 협력 강화 및 투자 유치를 통해 공동 R&D 연구소, 조인트벤처(JV) 등의 다양한 상생 전략 모델을 구축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산학연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전략도 있다. 지속 성장의 바탕은 정부를 중심으로 기업과 학계, 연구기관 간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 우수한 자원의 지속적인 확보 및 미래 전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토양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 확보 및 고도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강력한 거버넌스를 구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구성하고, 유연한 규정 적용을 통해 내수 시장의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며, 국제 협력의 전문성 강화와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 미국 자국 우선주의 정책, 유럽의 방위산업전략 등은 우리 방산 수출의 잠재적 도전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일수록 국제적으로 한국 방산의 신뢰 향상을 위해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한 해외 방산 협력 활동과 지원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를 중심으로 기업 간의 협력과 원팀 시너지를 통해 국제 경쟁력 강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산학연의 노력과 헌신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