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REPORT
NOVEMBER 2025 Vol.248

NOVEMBER 2025 Vol.248

TABLE TALK

스몰딜 인수 후 인재 이탈 막고 스몰딜 인수 후 인재 이탈 막고 공존형 조직문화
일궈야 성공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면서 재무적 리스크가 낮고 필요한 자원을 적시에 확보할 수 있는 스몰딜이 M&A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스몰딜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는 상황. 중소기업이 스몰딜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와 기대 효과, 자칫 간과하기 쉬운 리스크와 한계를 짚었다.

정리. 편집부 사진. 박동균

스몰딜은 대기업 중심 M&A와 무엇이 다르며 스몰딜로 인한 향후 산업 생태계 흐름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김규옥대기업 M&A가 규모의 경제와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스몰딜은 빠른 기술 확보와 인재, 시장 적응력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산업 생태계를 덩치 중심에서 유연한 연결 중심으로 바꾸는 전환점이다.

이상호대기업 M&A는 리스크 관리형 거래의 성격이 강한 반면 스몰딜은 상대적으로 전략적이며 생산성 향상을 지향하는 거래 형태로 평가된다. 스몰딜은 성장 한계에 직면한 산업이나 한계기업에 묶여 있는 자본과 인력을 신성장 부문으로 이동시키는 동태적 자원 재배분의 메커니즘으로 기능한다. 한정된 자원의 비효율적 활용을 해소하고 신산업 부문으로의 기술 확산과 고용 창출을 촉진함으로써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을 회복시키는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백상경스몰딜은 기술, 인재, 고객 네트워크 등 내부 역량을 보강하기 위한 정밀한 인수 전략으로 진화했다. 자본이 적더라도 전략적 직감과 조화의 묘를 통해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이 대기업 중심의 수직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 기술 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업 네트워크를 이루는 수평 구조로 이동하는 단초가 된다. 각 기업이 가진 강점을 교차 연결하며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개방형 혁신의 흐름이 강화될 것이다.

스타트업과 중견기업 간의 기술·인재 확보형 거래가 중소기업 성장에 미치는 의의와 한계는 무엇인가.

김규옥내부에서 축적하기 어려운 신기술이나 핵심 인재를 단기간에 확보해 시장 진입 장벽을 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기술 집약 산업에서도 실질적 성장 촉매가 될 수 있다. 다만 인수 후 조직문화 충돌, 핵심 인재 유출 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이상호급속한 기술 변화와 산업 전환기에 중견기업은 신기술 확보나 사업 구조 전환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지만 스타트업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잠재력이 크다. 이는 일정 수준의 자본력과 조직 체계를 갖춘 중견기업과 결합할 때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다만 스타트업은 핵심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의사결정 체계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백상경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기술을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이미 검증된 스타트업의 기술이나 인재를 인수하는 것은 효율적인 선택이다. 다만 해당 기술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면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핵심 인력이 유출된다면 기술만 남고 실행력과 후속 기술 개발력이 사라지는 ‘껍데기 인수’로 전락하기 쉽다. 스몰딜의 성패는 얼마나 싸게 샀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 인수 이후 새롭게 합류한 기업을 얼마나 잘 조화시키고 살려냈는가에 달려 있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시 해외 기업과의 협업·합작형 스몰딜의 실질적 효과는 어떻게 보는가.

김규옥현지 기업의 기술력, 유통망, 규제 대응 경험을 활용해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고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대규모 투자가 부담스러운 중소·중견기업이 공동 개발, 브랜드 협업, 파일럿 프로젝트 형태로 글로벌 수요를 테스트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방식은 시장 적응력을 높이고 장기적인 확장 기반을 다지는 데 좋은 전략이 된다.

이상호현지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유통망, 고객 기반, 브랜드 신뢰도를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으며 각국의 규제, 무역 장벽, 인허가 절차를 우회하거나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 단순한 해외 진출 수단을 넘어 시장 접근성과 기술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는 복합적 성장 경로로 기능할 수 있다.

백상경현지 기업의 네트워크와 유통 구조, 규제 대응 역량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진입장벽을 낮춘다. 중요한 것은 현지 기술·브랜드·고객 경험을 함께 축적하는 일종의 ‘학습형 글로벌화’라는 자세를 취하는 것. 아주 작은 규모의 스몰딜이나 협력사업을 반복하면서 실험과 실패를 통해 배우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확장해 가야 한다. 그래야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가능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의 성공적인 사례와 그 과정에서 드러난 어려움은 무엇인가.

김규옥아모레퍼시픽은 2022년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타타하퍼(Tata Harper)를 인수하며 기술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 유통망,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확보했다. 현재 매출 증가 등의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 문화·경영 방식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다. 충돌이 생기면 협업 시너지가 줄어들고 장기 파트너십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백상경야놀자는 숙박 중개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예약 중개 모델의 한계를 일찌감치 인식하고 다수의 해외 스몰딜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호텔 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했다. 야놀자는 인수 초기부터 문화적 충돌과 의사결정 속도 차이를 예상하고 한국 본사 중심 통합 대신 현지 CEO 중심의 자율 경영 체제를 설계했다. 기술 플랫폼은 통합하되 브랜드·운영·인사 시스템은 지역별 특화 방식으로 분리해 실행력을 유지했다. 이런 선제적인 구조 설계가 스몰딜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스몰딜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무적 리스크와 실사(DD) 한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이상호재무 자료 검증뿐 아니라 운영 실태, 주요 계약 관계, 기술 및 지식재산권(IP) 보유 현황, 핵심 인력 의존도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폭넓게 점검해야 한다. 실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보 불확실성은 계약 단계에서 보증·면책 조항, 단계별 대금 지급 구조, 성과 연동형 보상 체계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스몰딜 실사는 완전한 정보 검증 절차라기보다 불확실성하에서 위험을 식별하고 분산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백상경중소기업의 경우 매출, 부채, 고객 계약, 기술 자산 등 핵심 데이터가 불투명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회계·법률 실사뿐 아니라 기술, 인적 조직, 평판까지 입체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이 실사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사항은 무엇인가.

김규옥핵심 인력의 이탈 가능성과 기술 자산의 실질 가치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핵심 인재가 퇴사하면 기대했던 기술력이나 운영 역량이 사라져 인수 효과가 반감된다. 계약 시 인센티브나 주식 보유 조건 등으로 인재 유지를 설계해야 한다. 또 보유 기술이나 IP의 실제 활용성, 등록 상태, 법적 분쟁 여부 등을 면밀히 확인하지 않으면 향후 법적·재무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백상경실사의 핵심이 재무인 것은 사실이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수 전에 조직의 비공식적 의사결정 구조, 고객과의 신뢰 관계, 기술 인력의 이직 의향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 인수 이후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인수 후 통합(PMI)이 실패하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이상호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대표자나 핵심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인수 이후 핵심 인재의 이탈이 발생하면 기술력이나 네트워크가 단기간에 소멸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핵심 인력의 안정적 이전을 위해 성과 연동형 인센티브, 경영 참여권 보장 등 계약상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상경많은 기업이 인수 후 조직과 시스템을 하나로 합치는 것을 성공의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완전한 통합보다 효율적 공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스몰딜의 경우 인수 대상 기업의 가치가 기술, 인재, 문화에 집중돼 있다. 이 고유성을 흡수하려다 오히려 잃는 경우가 많다. 기술적 시너지는 빠르게, 조직문화는 천천히 병합하는 게 좋은 원칙이 될 수 있다. 점령군이 아니라 새로운 동반자로 접근할 때 PMI는 성공한다.
스몰딜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제도적으로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김규옥중소·중견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할 때 발생하는 취득세, 법인세 등 세금 부담을 줄이거나 기술·인재 확보 목적의 M&A에 대해 세액 공제 등 유인을 제공하면 실질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 또 많은 중소기업이 DD, 가치평가, PMI 등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스몰딜을 꺼리는데 정부나 공공기관 차원의 중개 플랫폼, 표준 계약 가이드라인, 전문가 매칭 시스템 등을 구축해 실무적 장벽을 낮춰줘야 한다.

백상경대형 상장사 중심으로 설계된 M&A 제도를 비상장 중소기업의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 스몰 M&A 전문 중개기관을 제도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방은행이나 상공회의소가 중개자 역할을 하는 일본처럼 말이다. 반대로 비상장 기업의 공시와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향후 5년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김규옥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이 강화될 것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도 자체 개발보다 빠른 성장을 위해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과 인재를 인수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이 커질 것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 유망 스타트업이나 현지 기업과의 협업·합작을 통해 문화적·법적 장벽을 낮추고 시장 적응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 확대될 것이다.

이상호스몰딜은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교정하고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성장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 기술·인재 확보형 스몰딜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사업 재편형 스몰딜이 자원의 효율적 재배분을 이끈다면 향후 5년은 한국 자본시장과 중소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결국 스몰딜의 확산은 개별 기업의 가치 제고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의 실질적 토대를 다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백상경성장 면에선 기술과 시장 변화를 빠르게 흡수하는 디지털·전환형 스몰딜이 힘을 발휘할 것이다. 생존 면에선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 기업의 명맥을 잇는 가업승계형 스몰딜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 베이비붐세대 창업주가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후계 없는 제조업체가 늘고 있다. 향후 5년 내 이런 모델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