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REPORT
NOVEMBER 2025 Vol.248

NOVEMBER 2025 Vol.248

SPECIAL ①

AI·에너지·
바이오·K컬처…
M&A로 새 먹거리 찾아라

2025년 인수합병(M&A) 시장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기술 혁신이라는 두 축이 맞물리며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는 중금리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하반기 들어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점진적인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글. 민준선

Profile. 민준선
- 삼일PwC 딜부문 대표

위축에서 반등으로,
2025년 M&A 시장의 전환점

2025년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은 거래 건수가 전년 대비 6% 감소했지만 거래금액은 16% 증가하며 메가딜(거래금액 50억 달러 이상) 중심의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AI·반도체·바이오·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기업들은 신기술 확보와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전략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조기 대선과 무역 분쟁 등 복합적 요인으로 거래 건수와 금액이 각각 15%, 10% 감소하며 침체를 겪었다.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글로벌 무역 협상 진전과 AI 중심의 기술 혁신, 에너지·자원 확보 움직임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과 정치 안정화로 외국인 투자가 늘고 관세 협상 마무리로 대기업의 해외 투자 재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미래 산업 전환,
기술·환경·문화가 이끈다

한국 경제는 기술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인구구조 변화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산업 구조의 전환이 절실하며 미래 먹거리 기술 선점이 중요하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헬스케어, 전력 인프라, 환경, K-컬처산업은 향후 10년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 산업으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다. AI는 제조·금융·의료 등 전 산업에 걸쳐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반도체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서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자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또한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기업들은 신약 개발, 유전자 치료,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 중이며 각국 정부의 규제 완화와 R&D 지원 정책도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 기조는 전력 인프라 산업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재생에너지 통합 기술 등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동시에 실현할 방법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한편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폐기물 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처리 중심에서 벗어나 순환 경제를 기반으로 한 자원 재활용, 에너지 회수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특히 AI와 IoT를 활용한 스마트 폐기물 관리 시스템은 도시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K-컬처 확산으로 국가 브랜드가 제고되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증대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K-콘텐츠의 유행이 뷰티·푸드·패션·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매출 증가로 연결되며 산업 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 외에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모빌리티·우주항공·로봇 등 기술 기반 산업도 미래 경제의 핵심축으로 작용할 것이며 관련 기술 선점을 위해 활발한 투자가 진행 중이다.



포트폴리오 혁신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포트폴리오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된 미래 핵심 산업들은 대규모 투자와 기술 혁신, 시장 선점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관련 역량을 확보하기에는 시간과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외부 역량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M&A는 포트폴리오 혁신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M&A는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닌 기술 확보, 시장 진입, 인재 영입 등 다양한 전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기업은 기술 기반 기업과의 M&A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빠르게 내재화할 수 있으며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 리스크를 분산하고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AI, 친환경 기술 등 고위험·고수익 분야는 내부 R&D보다 외부 기술 확보가 더 현실적인 전략일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미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M&A 시장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M&A 시장은 거래 규모와 건수 면에서 글로벌 대비 열위하며 전략적 M&A보다는 재무적 목적의 거래가 중심이 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금융적, 전략적 측면에서의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규제 완화와 절차 간소화가 중요하다. 기업들이 신속하고 유연하게 M&A를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심사 절차를 개선하고 공정거래법 등 경쟁 제한 우려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M&A 지원 펀드나 세제 혜택을 통해 시장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금융 측면에서는 전문 투자기관과 M&A 자문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 간의 협업 모델을 확대하고 산업별 전문성을 갖춘 M&A 중개 및 분석 역량을 육성함으로써 거래의 질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중소기업의 글로벌 도전,
M&A

AI가 주도하는 기술혁명 속에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의 역할과 전략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자금력과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는 중소·중견기업은 과거 M&A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 신정부 출범 이후 ‘국민성장펀드’와 같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면서 기술 확보나 설비 투자형 M&A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중소·중견기업이 미래 산업에 필요한 역량을 외부에서 빠르게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중소·중견기업도 해외시장 진출 및 선진 기술 확보를 위한 해외(Outbound) M&A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글로벌 기술 기업이나 유망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인수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해외 M&A는 딜 소싱, 협상, 가치평가, PMI(Post-Merger Integration: 인수합병 후 기업 통합) 등 전 과정에서 난이도가 높아지므로 산업별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을 갖춘 전문가의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5차 산업 혁명으로 불리는 AI 중심 기술 변화는 기업들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며 M&A는 그 중심에 있다.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M&A를 단순한 거래가 아닌 기업 혁신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유망 산업에 대한 선제적 진입과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기업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