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REPORT
APRIL 2025 Vol.241

APRIL 2025 vol.241

SPECIAL ①

바이오산업의 혁신 키워드
‘빅파마 M&A,
생물보안법, AI 혁신’

2025년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의 바이오 기업과 투자자들이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고 활발한 투자 및 비즈니스 파트너링이 이뤄진 JP 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 콘퍼런스)에서 논의된 동향을 바탕으로 2025년 바이오산업의 주요 트렌드와 시사점을 정리한다.

글. 남승수

Profile. 남승수
- 삼일PwC파트너, 공인회계사
- 해외IPO팀
-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전문가

AI 기술과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와 의료, 과학 연구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이 바이오테크 분야에도 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2025년 1월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이를 입증한다. 2025년 바이오산업 시장 환경과 투자 트렌드를 바탕으로 K-바이오 시대를 향해 나아갈 우리 기업의 전략을 모색해 본다.

글로벌 빅파마의 M&A 주도

이번 JPM 콘퍼런스에서 존슨앤드존슨의 인트라-셀룰러 테라피스 인수와 같은 주요 뉴스가 발표되며 2025년 M&A 시장의 호기로운 시작을 알렸다. 2025 JPM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주요 계약들을 살펴보면 고형암 및 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글로벌 빅파마)이 보유한 특허들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상황은 M&A를 활발하게 진행할 강력한 유인이 된다. 수년 동안 글로벌 빅파마는 잠재력이 있는 바이오테크 및 자산을 인수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채워나갔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JPM 콘퍼런스에서는 대형 M&A뿐 아니라 소규모 거래도 강조됐다. 바이오·헬스케어의 혁신과 성장에 M&A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며 중소형 거래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잠재력을 갖춘 한국 바이오 기업도 글로벌 M&A 환경에서 더 많은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정부와 생물보안법

2025 JPM 콘퍼런스에서는 트럼프 정부 2기의 정책 방향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여실히 드러났다. 새로운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기술개발 장려 및 M&A 촉진 등 긍정적인 방향의 논의가 주를 이뤘다. 무엇보다 바이오시큐어 법안(Biosecure Act), 즉 생물보안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바이오산업 보호와 안전, 그리고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바이오 기술의 악용을 막기 위한 목적의 법안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고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이다. 해당 법안은 우시앱테크,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테크를 직접적으로 명시해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다. 또한 중국은 2025년 3월에 미국 일루미나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기 중국 수출 금지를 공고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 정부는 생물보안법 및 미국과 중국 간 바이오 패권 경쟁의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미국의 규제 환경에서 한국 기업들은 신뢰할 수 있는 대체 공급망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미국 글로벌 CDMO 업체들과의 협력 및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 이전 및 노하우를 통한 공동 연구개발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대 전략을 고려할 수도 있다. 미국 내 중국 기업을 대체할 기회뿐 아니라 중국 시장 내에서의 추가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산업의 전략과 노력은 물론 정부 차원의 시기적절한 지원 및 실리적인 외교 전략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항체-약물 접합체 및 비만치료제의 부상

항체-약물 접합체(ADC) 및 비만치료제(GLP-1)는 JPM 콘퍼런스에서 다뤄진 핵심 주제 중 하나이다. ADC는 ‘암을 잡는 유도탄’으로 불리며 항체(Antibody)와 강력한 세포 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혁신적인 차세대 치료 기술이다. 기존의 화학요법에 비해 높은 효능을 보이며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ADC 시장은 앞으로 몇 년간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스콜피온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며 ADC 치료제의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GSK 또한 ADC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이러한 트렌드는 ADC의 효능 및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암의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비만치료제, 특히 GLP-1 기반의 치료제도 향후 빠른 성장이 예상되며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3년 67억 달러에서 2028년에는 48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많은 제약사가 GLP-1 기반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는 경구용 GLP-1 및 기타 비만 치료제의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비만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AI 및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

AI와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바이오산업의 발전 및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JPM 콘퍼런스에서도 AI 기반의 신약 개발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언급됐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와 여러 제약회사가 협력해 AI 기술을 적용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 및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길리어드는 AI 파트너십을 통해 약물 개발 프로세스를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M&A 관점에서는 AI 및 디지털 자산과 기술을 보유한 기업 인수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 제공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 AI, 디지털 및 IT 기반의 헬스/메드 테크, 원격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헬스케어 분석과 같은 분야의 기업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이를 M&A 전략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과제와 정부의 역할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적극 파악하고 자사의 포트폴리오 개발 및 투자 전략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파트너링 및 기술의 수출, 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바이오 콘퍼런스 등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기회를 타진해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우수하고 잠재력이 있는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재정적 지원과 정책적 투자, M&A 정책금융 활성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미국의 생물보안법과 같은 글로벌 정책 변화에 대비한 외교 전략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 분명히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기회가 있다.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동향을 잘 파악하고 기회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성장 스토리를 이어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