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REPORT
DECEMBER 2025 Vol.249

DECEMBER 2025 Vol.249

ESSAY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오는 운명

글. 강용수



Profile. 강용수
-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연구원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니체 작품의 재구성> 등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 화투나 카드를 칠 때 많이 쓰이는 격언으로 운이 7, 기술이 3이라는 뜻이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데 개인의 노력보다 운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크다는 뜻이다. 피나는 노력과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운은 우리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예측할 수 없는 변수로 좋은 운과 나쁜 운이 있다.
또한 타고난 운이 있는가 하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운도 많다.
좋은 집안에 태어나 돈과 명예, 좋은 유전자까지 물려받았다면 초년운이 좋다고 한다. 소위 금수저라고 불린다.
그러나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자수성가로 성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중년운이라고 한다. 또한 인생이 거의 끝날 때쯤 기대하지 않았지만 얻게 되는 행운을 말년운이라고 한다. 마치 야구 9회 말에 만루홈런을 치는 것처럼 인생의 반전을 이루는 경우가 드물지만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번 생은 망했다’(이생망)라고 말하는 심리에는 타고날 때 부모를 잘못 만났다는 후회가 있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고 그냥 로또처럼 이미 주어진 환경을 원망하는 일은 어리석다. 초년운, 중년운, 말년운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꼽으라면 당연히 세 번째다.
우리의 인생은 많은 노력과 운, 우연이 합쳐져 만들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30은 최선을 다하되 나머지의 영역 70은 능력 밖인 운에 맡겨야 한다. 노력했을 때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게 되면 행운에 감사하며 실패하더라도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 불운을 탓해야 한다.
노력과 결과를 분리하는 것이 운과 운명을 대하는 현명한 태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그것을 넘어선 불가능의 영역도 인정해야 한다. 행운은 원한다고 오는 것이 아니며 불운은 피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생을 주사위 놀이에 비유한다면 원하는 패가 잘 나오지 않는 이유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 손을 떠나는 순간, 주사위가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다. 한번 떨어진 주사위는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포기하지 않고 좋은 패가 나올 때까지 계속 주사위를 던지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한번쯤 원하는 패를 쥐면서 성공을 맛보게 된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라는 자수성가의 꿈은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기회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늘 시작보다 끝마무리가 중요하듯 인생의 행복도 말년에 찾아오는 복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 많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의 아모르 파티(Amor Fati)를 설파한 니체는 여러 가지 노력과 운이 엮여서 이뤄진 삶 전체를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좋은 것만 선택하고 나쁜 것은 빼는 좁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크게 보면 실패와 고통을 가져온 불운도 나의 인생을 채우고 있는 중요한 의미다. 자신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사람은 힘들 때도 웃을 줄 안다. ‘웃으면 복이 온다’라는 속담처럼 긍정적인 생각에 행운이 따라주면 누구나 말년에 인생의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